정부, 하절기 선별진료소 운영수칙 마련·배포
사전예약제로 진료분산…오후시간대 운영 축소
전신수술용 4종 착용 허용…아이스조끼는 검토



정부가 모든 선별진료소에 냉·난방기 설비비용 전액을 지원한다.


실외에서 운영 중인 '자동차 이동형'(Drive Thru)과 '도보 이동형'(Walk Thru) 선별진료소를 여름철에도 계속 운영하되, 가급적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그늘에 설치하고 하루 중 기온이 높은 오후 시간대(12~16시)에는 축소 운영키로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이 같은 '하절기 선별진료소 운영수칙'을 마련·배포했다고 밝혔다.

이 수칙은 무더운 여름철 두꺼운 방호복을 입고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 업무를 하는 의료진과 운영인력의 근무 여건을 개선하는 게 골자다.

의료기관과 보건소에 설치된 모든 선별진료소에 냉·난방기 설치를 지원한다. 현재 전국적으로 설치된 선별진료소는 614개소다.

선별진료소 측이 냉·난방기를 먼저 설치한 후 비용을 청구하면 전액을 지원받게 된다. 지원 예산은 약 30억원으로 보건복지부중앙사고수습본부의 기존 예비비를 우선 활용하게 된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어제(9일) 인천의 한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시던 간호사 3명이 쓰러진 일이 있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 더운 날씨 속에서 방호복을 입고 검사에 매진하다 일어난 일이라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올라가는 기온과 함께 의료진들의 피로도도 함께 올라가고 있는 것을 보여 걱정이 매우 크다"고 말문을 뗐다.

김 1총괄조정관은 "선별진료소 에어컨 가용에 필요한 냉방비가 지원될 수 있도록 신속히 조치할 것"이라며 "선별진료소 예산은 작년 (코로나19 발생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라 불가피하게 233억원의 예비비에서 편성을 했다. 3월까지 시설장비비로 160억원이 집행됐고 나머지는 추가 집행해 부족한 부분은 예비비를 더 확보할 방침"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아직까지는 예산의 잔여액이 있기에 부족분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이 상황이 지속돼 (예산이 더) 필요한 경우 재정당국과 추가 예비비 확보를 협의할 생각이다. 월별과 분기별 예산이 얼마이고 연말까지 얼마나 더 부족할지는 아직 말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수칙에는 또 접수·진료 및 검체 채취 시 레벨D 보호구 외에 더위에 견디기 쉬운 전신가운을 포함한 4종(수술용 가운, 페이스쉴드, N95 마스크, 장갑) 세트를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스쿨러(조끼)착용에 대해서는 현재 현장 선호도 조사 중이다. 추후 감염병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쳐 착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현재 선별진료소 운영지침상에는 아이스쿨러 착용을 권장하지 않고 있다. 

김 1총괄조정관은 "현재 부직포와 필름이 합지된 레벨D 보호구를 입는 경우 매우 더울 수밖에 없다. 옷 자체가 투기성이 굉장히 낮기에 땀이 밖으로 배출되거나 체온이 올라가는 것을 낮추는 것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며 "치마 형태로 돼 있는 그걸(새롭게 허용한 개인보호구를) 입게 되면 더위에 덜 피로하게 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이스쿨러의 경우 무게도 상당히 나가고 기온 차로 인해 수분이 맺혀 옷을 젖게하는 부작용이 있다. 현재 2~3종의 제품이 있는데 국내 생산이 되지 않는 것도 있다"며 "세종시 보건소에서 현재 시범 검증하고 있는 상황으로 가격적인 면에서 적정한 지, 실제 그만한 효과가 있는지를 현장 종사자들의 반응을 바탕으로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선별진료소 인근에는 의료진들의 충분한 휴식을 위한 냉방공간을 마련하고, 수분 섭취와 체온 유지가 가능하도록 식수와 냉방기를 비치하도록 했다. 

가급적 사전예약제로 운영해 선별진료 대상을 분산함으로써 특정 시간 업무량이 몰리지 않도록 했다. 불가피한 경우 방문자가 대기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도록 했다.


야외 설치 시에는 가급적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그늘이 있는 곳에 두되, 상시 그늘이 생기지 않는 장소에는 그늘막을 별도로 설치하도록 했다. 쿨링포그 등 물안개 분사장치는 바이러스 확산의 위험이 있어 사용을 불허했다.

하루 중 기온이 최고조인 오후 12~16시 사이에는 선별진료소 운영을 축소하도록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하절기 선별진료소 운영에 어려움이 굉장히 많다는 것은 잘 인지하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 빠른 시일 내 구조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며 "(때문에)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 수칙을 제공했는데 선별진료소별 처해있는 상황이 달라 일괄적으로 적용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피력했다.

정 본부장은 "선별진료소별 에어컨 설치·사용에 따른 동선과 냉방 휴게공간의 세팅 등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진료소에서 자체) 대비책을 만들면 그 부분에 대한 중앙정부와 지자체 지원이 좀더 있어야 되며 그렇게 지원 강화하도록 하겠다. 의료진에게는 항상 고마움과 송구한 마음을 같이 갖고 있다"고 덧붙여 전했다.

김 1총괄조정관은 "우리가 누리는 부분적인 일상의 회복은 방역의 최일선에서 헌신하시는 의료진과 방역 종사자들 덕분"이라며 "이분들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릴 수 있는 길은 국민 모두가 언제 어디서나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 Recent posts